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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 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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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글쓰는유동 작성일19-07-08 09:40 조회3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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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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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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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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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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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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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다니느라 시간이 주말 말곤 영 여유롭질 않아ㅠㅠㅠㅠ 모쪼록 주말만큼은 꼬박꼬박 올게!



지난 이야기 : 노광(28세, 트로그의 미노타우로스)은 도끼가 찌그러져 고철 덩어리가 될 때까지 휘두른 끝에...첫 철거 작업을 경이로운 수준으로 끝마쳤다. 이에 동행했던 1반의 동료들은 크게 놀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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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는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지그문트 안에서 여러 묶음의 서류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차창 밖은 이미 어둑어둑해진 다음이었지만, 캄캄한 주차장 가운데에 홀로 내부 조명을 켜둔 지그문트의 시트에 앉은 채, 딥드워프는 꼼꼼하고 노련한 눈매로 서류들을 찬찬히 한장 한장 읽어내려갔다. 그런 양호에게 캔커피를 건넨 것은 석용이었다.

" 쉬면서 하시죠, 양호선생님. "

양호는 한순간 한숨을 쉬더니, 서류 묶음들을 내려놓고 석용이 건넨 '고자그의 올나이트 골든! 야근에 지친 당신에게 건네는 따뜻한 손길!' 이라 적힌 캔커피를 받아들었다. 조금 미적지근했지만, 의외로 풍미가 괜찮은 커피였다. 석용은 양호 옆의 좌석에 털석 주저앉으며 자신도 커피를 따서 들이켰다. 오랜만의 작업이라 신난 나머지, 석용과 대법은 사이좋게 지치고 피곤해했다. 그러나 대법이 너무 지친 나머지 일찍 퇴근할 수 밖에 없던 것과는 달리(석용은 자신의 워커홀릭 상사의 얼굴에서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 석용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양호의 서류 작업을 돕고 있었다.

" 그런데 석용 씨는 안돌아가봐도 괜찮겠어? "

" 아, 형님들이야 뭐 요즘은 괜찮으십니다. 제가 갔다가 괜히 잠이라도 깨시면 그 편이 더 걸리적거리더군요. "

석용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다시 커피를 들이켰다. 양호의 한숨과는 달리 적잖은 무게가 깃든 한숨이었다. 회색 비늘의 드라코니언이 숨을 쉴 필요가 없음에도 내쉰 한숨이라 그러했을지도 모르지만, 석용의 한숨은 정말로 무거운 한숨이었다.

" 너무 걱정 말어. 이제 거의 다 나았다고 봐. 내가 진님의 신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잖아. "

양호는 다시 커피를 마셨다.

" 석용 씨네 형님들도, 분명 엘리벨론 님의 자비가 함께할거야. "

" 하아, 자비라. "

석용도 다시 커피를 마셨다.

" 예전에는 자비라는게 없다고 확신했는데 말입니다. "

" 이해해. 석용 씨네가 당한 일은... 그럴 만 했어. "

석용은 커피를 연거푸 들이켰다. 커피의 목넘김은 부드러웠지만, 석용의 표정은 결코 부드러운 표정이 아니었다. 고통이 그의 얼굴을 덮은 비늘 사이로 흘러내렸다.

"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나름대로의 자비라고 볼 수 있겠더군요. "

" 그래, 그정도면 충분해. "

양호는 남은 커피를 모조리 마신 다음, 석용의 어깨를 두드렸다.

" 엘리벨론 님의 자비가 함께하길. "

" 감사합니다. "

양호는 다시 서류 묶음을 집어들었다. 한장 한장을 세심하게 살펴보며, 여기저기에 펜으로 밑줄과 가위표를 긋는 양호의 모습은 전문가의 모습이자 노력하는 이의 자세였다. 석용은 그 서류들이 마법봉 공급 업체들에 대한 심사 서류임을 보았다. 업계에서 꽤나 알아주는 아티피서인 조양호의 시선은, 남들이 생각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마법봉 업체마저도 철저히 검토해보았다. 사소한 결점이라도 보이는 업체는 가차없이 걸러내는 것이 양호의 방식이었고, 그러자니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었다.

한참을 서류를 읽고, 분류하고, 다시 읽고, 한 켠에 쌓아두는 일들이 반복된 끝에, 양호는 마침내 자신의 기준을 충족하는 유일한 공급 업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다른 업체들은 어딘가 하나쯤 뒤숭숭하거나 나사빠진 구석이 있었는데, 동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양호의 철칙이 그들의 서류를 가차없이 밀어낸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 업체의 서류는 달랐다. 아티피서들이 쓰는 범용적인 양식은 평범했지만, 군데군데 기발한 영감들이 우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마법봉의 청사진이 그려진 장에서는, 양호 자신조차도 생각치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적용되어 있었다. 심지어 실험적으로 보일법한 아이디어들이 분명할텐데, 이론상으로 그 구조는 탁월했고, 여러 차례 현장에서 경험을 쌓아온 양호의 눈으로 보아 실전에서도 그 탁월함을 잃지 않을 법한 청사진이었다. 석용은 방금전 양호가 한켠에 쌓아둔 '탈락한' 서류들과 지금의 서류 사이에서 무엇이 다른지 눈치채고 못하고 있었지만, 전문가인 양호의 눈에는 실로 비범한 서류임이 뚜렷하게 보였다.

" 음, 양호 선생님. 이게 무슨 차이가 있다는건지 잘... "

" 석용 씨, 잘 들어. "

양호는 몇십분동안 이 서류에서 이야기하는 새로운 형태의 굴착의 마법봉에 대해 열띤 설명을 들려주었다. 어지간한 베테랑이 아니고서야 알 수 없는 현장에서의 미묘한 불편함을 새로 개선한 부분, 훨씬 효율적인 연비의 재충전 구조, 굴착의 마력을 방출하는 새로운 매커니즘, 하다못해 미적인 디자인마저도 유려하고 우아하다는 점까지. 전문적인 아티피서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까지 써가며, 양호는 왜 이 업체가 비범한지에 대해 석용에게 이야기했다. 석용은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철거업자들의 안전을 헌신적으로 지키려 하는 양호의 까다로운 허들을 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업체의 대단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 그런데 궁금한건. "

양호는 심사 서류의 업자 이름이 써진 칸을 가리켰다.

" 업자의 이름이... 아무리 봐도 예명이란 말이야. "

'마법봉 깎는 노인'.
업자의 이름이 적혀있어야 할 칸에는 누가 보아도 본명은 아닐법한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어서 양호는 업자의 사진이 있어야할 부분에 사진이 없고, 업자의 주소가 있어야할 대목에는 웹사이트 주소만이 있음을 석용에게 보여주었다.

" 이거 확실히 조금 이상합니다만. "

" 그치? 그런데 아티피서들 중에서는 능력은 좋은데 소심한 사람들이 꽤 많거든. 그래서 빛을 제대로 못보는 아티피서들의 수는 무시할 수 없지. "

양호는 다시 한번 서류를 읽어내려가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동료들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할 믿을 수 있는 마법봉을 구하게 되었다는 안도감과, 대체 왜 이런 사람이 여태 알려지지 않았는가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무엇보다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새로운 마법봉 제작자에 대한 경외심이 그의 중얼거림에 묻어있었다.

" 하지만 이건 가히... 엄청난 재능이야. 노력과 경험만으로는 결코 이룩할 수 없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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