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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 돌죽문학) 현대 사회가 된 돌죽의 세계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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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글쓰는유동 작성일19-07-08 09:33 조회3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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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https://gall.dcinside.com/rlike/98292
01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336
02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373
03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8763
04편
https://gall.dcinside.com/rlike/99233


* 지금까지 적잖은 흥미 보여준 로갤럼 여러분께 감사드려요!
프롤로그부터 빠지지 않고 념글간 기념으로 물어보고 싶은거 달아주면 나름대로 성실히 다음 편에 대답 써서 올려둘게! 글만 읽어서는 이해가 제대로 안된거같다 싶은거 있으면 물어봐줘!

지난 이야기 : 4년간의 고생 끝에, 미노광(28세, 남, 미노타우로스, 무뇌아의 신도...가 아니라 트로그의 신도)은 조마조마하며 면접 결과를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드디어 구직활동을 끝낼 수 있게 되었다!



-------



상만은 친구의 면접 통과 소식에 기뻐하며 출근길에 올랐다. 노광은, 매일같이 면접을 준비하고-면접에 나가며-면접에서 탈락하기를 반복하던 나날에서 벗어나, 오늘 하루만큼은 원없이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다. 상만은 오랜만에 편한 기색으로 아침을 먹는 동향 친우의 모습을 보며, 드디어 학창 시절의 자신감 넘치던 옛 친구를 되찾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카와루 님께 영광 있으라! 상만에게 오늘 아침은 정말로 영광스러운 아침이었다.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것은,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딱 그만한 열량을 소비하고, 딱 그만한 속도로 하늘을 난다. 다른 점이라면, 저 아래의 지상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만은 출퇴근길마다 땅 위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을 꽤나 좋아했다. 이 도시의 아침이 밝아올 때, 사람들은 화사한 햇살을 받으며 바쁘게 움직인다. 자동차들도 쉴틈없이 오고가며 누군가에게는 힘겨운 아침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희망찬 아침 속에서 시간이 흐른다. 퇴근할 때 보는 야경은 또 야경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었다. 미적인 감각에 특출났다고 대놓고 자부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그런 감각이나 안목이 있음을 자각하고는 있는 상만이었기에, 그는 취미 삼아 어느 저녁날의 야경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곤 했다. 비록 노광은 그의 그림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의 그림은 그의 사고즈(sagoz.com) 블로그에서 적잖은 호평을 받고 있었다. 한낱 파트타임 청소부에게조차도 다른 이들에게 잠시 소소한 즐거움을 줄 수 있게 해준 오카와루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상만의 일상은 그러했다.

" 내 룸메 드디어 취직했다아아아아아!! "

그가 이번주에 청소를 맡은 시청 거리에 사뿐히 착륙하면서 반가운 소식을 외치자마자, 평소 상만의 룸메이트, 미 씨 성을 가진 미노타우로스 청년의 앞날을 함께 응원하던 동료 청소부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는, 아예 빗자루를 허공에 집어던진 오우거 할아버지도 있었다.

" 할아버지 말씀이 맞았어요! 진짜로 업화 철거소에 찔러봤더니 정말로 됬다구요! "

" 암, 당연하지 욘석아! 이 할배가 노망은 조금 났을지 몰라도 그정도 머리는 돌아가! "

그 오우거 할아버지(다들 '할아버지' 라고 부르는 데다가 유니폼에 명찰도 달지 않으시는 탓에 이름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했다)는 상만이 자주 상담과 조언을 구하던 인물이었다. 본인의 이름도 까먹은 인물이지만, 왕년에 정신이 온전할 때에는 나름대로 업계에서 알아주는 우수한 전이-택시기사(telelocate-taxi driver)였다고 말씀하시는데, 상만은 그 '할아버지' 의 무서우리만큼 칼같은 수집 마법(apportation)을 활용한 쓰레기 회수 솜씨를 보며 아마 전이-택시기사가 아니라 전이술 학과의 명망있는 교수는 아니었을까 하고 의심할 정도였다. 그정도로 머리가 비상한 구석이 많은 할아버지였기에, 상만은 며칠 전 노광이 그의 면접 계획을 할아버지에게 이야기하며 언제나처럼 조언을 구해 보았다.

" 걱정 말거라 욘석아! 이 할배가 장담하는데, 그 소머리 녀석은 분명 이번 면접 때 붙을거야! "

-라는 대답이 할아버지의 대답이었고, 원래대로라면 이것저것 주워들은 할아버지의 조언을 토대로 노광에게 도움(매번 예기치 못한 광폭화, 미노타우로스에 대한 편견, 지나가던 체이브리아도스 신도들 등으로 별 소용이 없어진)을 주던 상만도 그 날만큼은 별다른 소득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보란듯이, 실로 상만에게 미노타우로스의 결연한 의지를 똑똑히 보라는 듯이! 할아버지의 말대로 노광은 면접에 합격했다!

" 근데 참, 할아버지도 되게 용하시네요. 어떻게 아셨어요 그걸? "

" 다 아는 수가 있어 욘석아. 너도 쬐금 더 늙어보면 알거다. "

" 매번 알 수 없는 말씀이시네요. 이따가 점심 때 뵈요! 그동안 조언 들은 값도 있고 하니까 제가 한턱 낼게요! "

그 말을 듣고 나도 사줘! 나도! 하는 동료들의 등쌀 덕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겼지만, 상만에게 오늘은 조금 과소비를 해도 괜찮을 법 했다.


오카와루 님의 축복을 받아 현란한 기교(Finess)를 맘껏 뽐내며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한달에 한두번 정도 어느샌가 휴대용 청소도구함에 생겨나 있는 오카와루 님의 세제나 빗자루, 쓰레받기 선물들을 보면서 감사를 드리며 하루 업무를 끝내면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이다. 상만은 퇴근길의 야경을 보며 사진을 두 장 찍었다. 한 장은 그의 룸메이트이자 평생을 함께해온 든든한 친구의 새로운 직장이 될 업화 철거소의, 환하게 작열하는(radiant) 전광판의 사진이었다. 색감으로 따진다면 옥빛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 강렬하지만 색감 자체는 은은한 전광판이었다.

다른 한 장은 그와 노광이 사는 원룸 건물이었다. 해가 아스라히 지면서 노을이 농밀하게 저물어가는 이른 저녁, 원룸에 사는 청년들은 각자의 방에서 각자만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즐거운 시간이건, 힘겨운 시간이건, 이른 저녁부터 스탠드를 킨 채로 공부에 힘쓰거나 면접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모습. 비록 노광도 상만도 학업에 열중한 적은 없으나(둘은 각각 체육과 미술 쪽에 진로를 두고 있었다) 이 시대의 청년으로서 그들이 느껴야 할 부담감이 어떠한 것인지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아직 입주자가 들어오지 않아 인기척이 없는 옥탑방 한 곳을 제외하면, 원룸 건물은 구석구석마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당찬 청년들의 일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상만은 그러한 원룸 건물의 풍경을 사진에 고이 담아두었다. 내일 아침을 향한 젊은이들의 낙관과 비관이 뒤섞인, 웃픈 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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